'온에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13 온에어_송윤아의 눈물에 100% 공감
  2. 2008.05.12 온에어_일 얘기 속에 스며든 사랑 얘기
2008.05.13 00:17

온에어_송윤아의 눈물에 100% 공감


인생이 뜻대로 안될 때, 특히 일 때문에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를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 왜 이렇게 서럽게 울 수밖에 없는지, 운다고 해결될 거 없는데 왜 이러는지.. 큰소리 치더니 꼴 좋다고, 자존심 별 것 아니라고 윽박지르는 사람들 앞에서 한마디도 할 수 없는 나를 확인할 때 그 분함, 서러움. 문 걸어 잠그고 엉엉 소리내어 우는 송윤아를 보고 나도 같이 울었었다.

원래 남자들은 우는 여자 앞에선 어쩔 줄 모르는 걸까. 이제 막 좋아하게 된 여자의 눈물 앞에서 박용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저렇게 설피 우는데 다가가 한번 안아줘도 될 것을, 박용하는 끝내 송윤아를 안지 않는다. 현실에서 많은 남자들이 우는 여자를 달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과도 비슷하고, 일하면서 알게 된 여자를, 그가 운다는 이유만으로 안아주기 보다는 안절부절하며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상황이 실제로는 훨씬 자연스럽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Trackback 0 Comment 0
2008.05.12 00:32

온에어_일 얘기 속에 스며든 사랑 얘기


요즘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 '온에어'.  그동안 러브라인은 상당히 배제하고, 진짜 일 얘기를 제대로 하는 또 한편의 드라마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지만,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이제서야 조심스럽게 나오는 키스씬이 너무 좋았다. 방송가라는, 일반인들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업계를 다루고는 있지만, 직장, 일을 갖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했달까.

어쩌면 이 드라마가 처음부터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사생활 등 모든 것을 드러내 알려주지 않고, 모든 인물들을 '일'할 때의 캐릭터 위주로 묘사한 것이 내게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도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일하며 보내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묘한 위안으로 다가온 게 아닌가 싶다. 돌아서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고들, 코드가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맺기, 절대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모든 상황들..

이 씬에서 박용하, 송윤아 두 사람이 대화 중에 짓는 표정에서 아직 연인이 되지 않은,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라는 게 보인다.  이쁘다. 

박용하가 어깨를 빌려주겠다고 하지만 송윤아는 아무 말이 없고, 박용하는 금새 무안한 표정을 짓는다.  송윤아는 이내 '머리에 든 것 많아 무거운데 괜찮겠냐'는 썰렁한 멘트를 날린다.  키스하기 전 박용하는 송윤아를 향해 망설임의 시선을 두세번 던진 후에야, '놀라지 말아요'라는, 키스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말을 던진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인 '파리의 연인'의 작위적인 대사들, 이를테면, '애기야~' '이안에 너 있다'가 갖는 민망함, 유치함이 없는 대신, 실제로 연애에 미숙한 보통 사람들이 예기치 않게 맞닥뜨리게 되는 어휘를 사용한다는 것 또한 이 드라마의 미덕이다.

이 드라마의 첫(첫번이자 마지막?) 키스씬의 장소를 서점이라는 공간으로 설정한 것과 이런 촬영기법을 뭐라 하는지는 모르지만 여러 각도의 스틸화면이 흘러가도록 연출한 것도 최근 본 러브씬 중 가장 신선했다. 

가끔 실제로는 송윤아가 너댓살 누나뻘이라는 게 몰입을 방해하지만, 이제 일 얘기 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아주 조금씩 드러내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주는 재미 또한 잔잔하다.  상대적으로 이범수, 김하늘의 러브라인은 별로 관심이 안 가는 게, 각각은 멋있지만, 둘이 같이는 정말이지 안 찍어붙여진달까.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