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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9 직딩부르스_회사 친구
2008.04.29 13:30

직딩부르스_회사 친구

얼마전 한 취업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회사 내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공감이 간다.  회사원들도 사람이라, 사람이 기본적으로 누리고자 하는 교류는 필요하다.  점심 같이 먹을 사람도 필요하고, 정신없이 일하다가 한숨 돌릴 때 수다 떨 사람도 필요하고, 상사 뒷담화 깔 사람도 필요하고, 난 왜이렇게 찌질하니 하소연 할 사람도 필요하다.  이럴 때 또래의 마음 잘 맞는 '친구'가 있으면, 이 중 어떤 화제가 떠오를 때라도 메신저로 '잠깐 나와~!' 할 수 있어 좋은 거다. 

보통의 직장 동료끼리 공유하기 힘든 회사걱정, 사내 스캔들, 각자의 사생활도 공유하고, 시간이 맞으면 주말에도 만나서 운동도 하고 쇼핑도 한다.  기혼자들은 부부동반으로 따로 만나기도 한다.

회사를 옮긴 후 약 1년은 외롭다.  전부터 친한 친구가 그 회사에 있어서 챙겨주면 모를까(그렇다고 해도 내 경험상 맨날 그 친구랑 밥 먹을 순 없다), 누구든지 그 상황에 처하면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낯선 환경을 견뎌야 한다.  누가 봐도 인간관계 좋아 보이는 전략부서 모차장은 입사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누군가 담배 피우러 같이 가자고 해줘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하니, 그 스트레스 강도가 높긴 높은 모양이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입사후 1년 간은 조용히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회사 내의 마당발로 통하는 경우도 있다.  홍보팀 모과장은 입사후 1년 간은 소속 부서 내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친교 영역이 확 넓어져 타 부서 남녀 상관없이 마당발이 되었고, 급기야 사내 노사위원장에 선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난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타입도 아니고, 서로의 생활에 너무 깊게 개입하는 걸 원치 않는 괴팍스러운 데가 있어, 회사 생활하면서 친구를 많이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관계가 무지하게 좋아 보이는 사람들도 정작 '누구랑 친하냐'는 질문에는 한두명 정도를 꼽는 걸 보면 말이다.  같이 밥먹고, 술먹는 것과 친한 것이 다르고, 메신저로 농담 따먹는 거랑 친한 건 다르기 때문이리라.

결국 회사에서 만난 친구란, 서로의 사회적인 겉모습으로 시작해서 비사회적인 속마음까지 알게 된 후, 그때 가서도 나와 교감이 되는 사람으로 결론나면 그때 비로소 성립한다.  일단 사회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친구로 발전할 수도 없거니와, 좀 친해지더라도, 비사회적인 모습을 보고 나와는 영 코드가 맞지 않더라 하면 또 거기서 끝이다.  즉, 가면 쓴 모습과 가면 벗은 모습 둘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들어야 회사친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회사 내에 친구가 있다는 건 해 될 일은 거의 없고 득만 있는 세상의 몇 안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T송 버젼으로 하면, '일 안 풀리면 친구 부르면 되고, 위에서 깨면 친구 부르면 되고, 친구가 힘들어 나를 찾을 때면, 나도 얼른 뛰어가주면 되고...'  단, 화장실도 같이 가는 여고생들 처럼은 보이지 않는 선에서 중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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