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듣고느끼기'에 해당되는 글 52건

  1. 2012.05.14 피로사회
  2. 2010.08.16 엉뚱한 자기 반성을 하다_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2006) (4)
  3. 2010.04.22 맘에 드는 광고_핫식스
  4. 2010.04.22 옥션 같지 않은 옥션 광고(좋다는 말~)
  5. 2009.12.02 짜릿한 반전_핫초코 미떼 광고
  6. 2009.11.29 신경숙 '깊은 슬픔'
  7. 2009.08.24 김대중 옥중서신 (2)
  8. 2009.08.05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노련한 아름다움 (1)
  9. 2009.06.30 신경숙의 리진
  10. 2009.04.19 고창 선운사 도솔암 (1)
2012.05.14 11:31

피로사회

피로사회 - 6점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짧고 상대적으로 쉬운 철학서라 했지만 철학서는 철학서.

다른 책이었으면 1시간이었으면 읽었을 분량을 몇주에 걸쳐서 곱씹음.

하지만 다 이해하지 못하고 개운치 않음.

기억에 남는 문구들.

'긍정성 과잉의 시대, 자기자신에 의한 착취, 창작의 원천인 깊은 심심함의 결여, 지금처럼 인생이 덧없는 시대는 없었다, 막간의 필요성, 분노해야 변한다, 현대사회는 분노는 없고 짜증과 신경질만 있다'

박찬욱 감독의 가훈이라는 '아니면 말고'가 떠오름.

악착같음, 독함이 각광받는 사회. 그야말로 피곤한 사회.

마지막 챕터 '피로사회'에서는 피로함의 이점을 설명하려는 것 같기도 했는데..

결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굳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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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6 09:06

엉뚱한 자기 반성을 하다_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2006)

달콤한 나의 도시 - 10점
정이현 지음/문학과지성사

이번에도 때가 다 지난 소설을 뒤늦게 읽고 감상에 빠졌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조선일보 연재 당시 몇 편 읽어보고는 '뭐 이렇게 쉘로우한 글을.. 쯧쯧~'하며 던져 버렸었다.  그렇게 정이현이라는 소설가도 별 이유없이 내게서 폄하되고 외면당했다.

남편이 휴가동안 정이현을 독파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영하가 팟캐스트를 통해 상당히 호평을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집에 정이현의 책들이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단편 2개(삼풍백화점, 타인의 고독)를 읽었고,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는 중이다. 아아(이건 정말 탄식이다).. 나는 이 소설가에게 뒤늦게 빠져들었다.

아마도, 아니 거의 확실하게, 내가 정이현에게 안티했던 건, 바로 내가 소설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었을게다. 중산층 가정(기준은 모른다.. 그냥 그런 느낌)의 딸로 태어난, 서울 사는 30대 직장여성. 하지만 내가 연재의 일부로 잠깐 읽었던 부분은 그 복잡다단한 인생을 너무 가볍게 그리고 있었던게다. 그래서 나는 '지가 뭘 알아~'의 심보가 됐었을게다.

따지고 보면 소설이란게 다 그 시시한 글감들을 엮고 꼬아서 만든 이야기에 불과하다. 꼭 그렇게까지 소설이 가벼워도 된다고 한 겹 깔고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이현의 소설에는 가벼움 속에 한 방씩 잽을 날리는 문장들이 지뢰처럼 숨어있다.

상품정보를 복사하려고 알라딘에 가 보니, 너무 가볍다, 이게 뭐냐는 리뷰도 있다. 

그깟 소설 한 편 읽는 내내, 그동안의 평가절하에 대해 작가에게 미안해 하고, 나의 오만함을 반성하느라 마음이 복잡했다. 얼마 전 글 좀 쓴다는 지인에게 '난 시골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글감이 부족하다'고 핑계댔던 것도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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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바 2010.08.20 10:4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전 신경숙이 더 좋아요. 정이현 따위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2. copacetic 2010.09.07 10:46 address edit & del reply

    피상적인 감상으로만 가득찬 요즘의 문단과 대비되는 (나름대로) 우직하고 정석적인 문체는 괜찮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인의 허영, 혹은 그에 대한 갈망을 해소시켜주기보다는 감질맛나는 정도로만 채워준다는 점에서 싫기도 하고.. 그 갈망을 스스로 충족시킬 수 없는 자는 왠지 이 소설을 읽을 자격이 없다, 는 듯한 일련의 표상들에서 종종 불편함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정이현의 글만큼의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한 적절한 텍스트도 없는 것 같아요. 애증의 대상ㅋ

2010.04.22 14:10

맘에 드는 광고_핫식스

맘에 드는 이유는 절대로 섹시코드라서가 아니다. ^^

그렇게 독창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크리에이티브가 임팩트 있고, 상품 성격과 맞아서 오래 기억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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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2 10:57

옥션 같지 않은 옥션 광고(좋다는 말~)

4개월의 휴가 동안 케이블TV를 달고 살다가,
이제는 퇴근해서 애기 재우고 바로 취침하는 생활을 하다보니 TV를 거의 못 본다.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TV 몇번 보지도 못했는데도 옥션 광고는 눈에 띄었다. ㅋ
핫초코미떼 만큼 맘에 들지는 않지만, 옥션같지 않아서 반가웠다.

f(x) 다섯 멤버들 버전 중 난 역시 이쁜 애 크리스탈꺼가 좋더라.. 설리가 대세라고는 하더만..
앰버랑 루나꺼는 몸치인 내게는 너무 벅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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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09:51

짜릿한 반전_핫초코 미떼 광고

이런 반전이 핫초코 미떼를 핫초코 시장 점유율 1위로 만들지 않았을까? 
실제로 맛도 네스퀵보다 나은 듯한 착각까지 생길 지경 ㅎㅎ
그동안의 미떼 광고 중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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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9 22:11

신경숙 '깊은 슬픔'

깊은 슬픔깊은 슬픔 - 10점
신경숙 지음/문학동네
각오를 했어야 했다. 아니다. 각오는 어느 정도 했었다. '신경숙은 너무 청승맞아 싫다'고, 그의 책 한권 제대로 읽지 않고도 생각했던 그 이유가 어딘가 있었음을 기억했어야 했다.

지난 여름 '리진'을 읽고 신경숙이 그리 청승맞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을 바꿨었다. 그리고, 어떤 블로그에서 '깊은 슬픔'의 저 유명한 '내 눈썹을 세어볼 정도면 틀림없이 넌 나를 사랑하는 거'라는 구절을 읽은 순간 문득, 말랑말랑한 연애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다. 개정판이어서 3년밖에 안되었어도 손떼가 겹겹이 묻어 있었다. 역시 신경숙은 그리고 그의 첫 장편은 팬이 많구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스토리. 시골에서 함께 자란 은서, 완, 세.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아픈 기억 하나씩 갖고 있는, 꼭 그렇게 불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세 명은 내내 서로의 등만을 바라보다 이야기를 맺는다.

진하게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것도 죽기 전에 후회되는 것 중 하나라는 얘기처럼, 살면서 아픈 사랑의 기억 하나쯤은 오히려 삶을 의미있게 해 주기도 하는데, '깊은 슬픔'에서 이 아픈 사랑은 치명적이다. 끝 부분에서 은서의 동료 유혜란이 '마음 속의 말을 하지 않아 병이 생긴 것'이라고 했듯이, 단지 은서의 꽉 막힌 성격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신경숙은 작정했는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얘기를 가슴 속에 꾹꾹 묻어두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로. 책을 다 읽고 돌이켜보니, 한 권 내내 자기 의사 표현을 속 시원히 하고 있는 사람은 완의 부인 박효선, 은서의 동료작가 유혜란 등 주변인물 뿐이다. 은서의 동생 이수가 입대하기 전 '누나 어머니한테 좀 잘 할 수 없어?'하고 한마디 하는 장면에선 내 속이 다 시원했지만, 그도 이내 조용해지며 원래의 그로 돌아간다.

읽는 내내 자기 소리를 입밖에 내지 않는 등장인물 때문에 답답했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는 얼마나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면서 사나 싶다. 때론 속엣 말 다 하다간 서로 상처만 줄까봐, 때론 체통 깎일까봐 참고 사는 게 우리지.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고,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기 때문에, 이렇게 멀쩡히 살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너무 욕심을 내지 않고 말이다.
http://poeticworld.tistory.com2009-11-29T13:11:45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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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4:12

김대중 옥중서신

김대중 옥중서신 - 반양장 - 10점
김대중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

지난 주말은 김 전 대통령 추모의 분위기로 보냈습니다.  꼭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주중에 도서관에서 대출해놨던 '김대중 옥중서신'을 읽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토요일엔 집근처 김대중 도서관에 가서 조문도 했구요.  노무현 대통령 상 중에 임신초기임을 핑계로 조문하러가지 못했던 게 맘에 많이 걸렸었는데, 이번엔 다행히도 집 가까운 곳에 한적한 분향소가 있어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 옥중서신은 81년부터 82년까지 이른바 '김대중 등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중일 때(사형선고는 후에 무기징역으로 감형), 이희호 여사 등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29통을 묶은 것입니다. 당시 한달에 단 한번 봉함엽서 한장만이 허용됐었는데, 김 전 대통령은 여기에 깨알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글자를 채워넣어, 29통의 편지가 한권의 책으로 나오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 옥중서신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지만, 김대중 도서관에서 봉함엽서 실물을 보고 나니, 그 내용은 둘째치고서라도, 그 작은 공간에 자를 댄 것 처럼 정연하게 쓰인 글씨만으로도 경탄스러웠습니다.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신앙고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만, 역사, 철학, 문학 등 인문학 전방위에 걸친 비유와 사유는 저에게는 거의 잠언 수준의 교훈을 주어, 기억하고자 하는 구절들을 수첩에 적어가며 읽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지금 저에게 필요한 구절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상 중에 고인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로 '인동초' 만큼 많이 회자됐던 게 '도전과 응전'입니다.  실로 이 옥중서신에서도 이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 중 제가 읽었던 부분에는 이런 비유가 있습니다(지금 책을 갖고 있지 않아서 구절이 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도전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의 도전 후 잠시의 휴식은 있을지언정, 영원한 휴전은 없다. 인간에게 안정이라는 의미는 움직이지 않는 안방에서 쉬는 안정이라기 보다는, 쉼없이 달리는 기차의 객실 안에서의 안정에 가깝다'

살면서, 별 것 아닌 일에도 '뭐가 이리 힘들까' 하면서, 약한 마음이 될 때가 있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한 고비를 넘기면 또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고, 그 일들은 저의 숙고와 고뇌와 선택과 결정, 그리고 그 결정에 따른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 구절을 돌이켜 본다면, 적어도 나만 이렇게 산을 넘듯 살고 있는 건 아니라고 다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 덕분에 주말 동안 마음이 한결 수양된 것 같았는데, 회사에 오니 그 마음 간 곳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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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going 2009.09.01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고흐가 그의 동생 태오에게 보낸 편지가 생각나내요. 저도 그 편지를 보면서 참 많은 걸 느겼는데 말이죠.

    • 낭만시인 2009.09.08 13:19 address edit & del

      아~ 고흐와 태오.. 매력적인 내용이었을 것 같습니다.읽어봐야겠어요~

2009.08.05 13:29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노련한 아름다움

 


요즘 루이비통 광고에는 58년생 마돈나가, 쇼메 광고에는 66년생 소피 마르소가 등장한다.

쉰둘, 마흔넷이라는 나이는 무색하고, 이들을 디바로 선택한 브랜드의 안목에 경탄할 뿐이다.

그들이 유명 트레이너와 함께 하루 세시간씩 운동을 하고, 수십만원 하는 스킨케어를 일주일에 세번씩 받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냉소는 잠시 접어두자.
 
그들이 30년 동안 착실히 쌓은 이미지는 실로 상업광고의 가치를 높인다.  대중 각각의 머리속에 심어진 그들의 이미지는 한올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광고 캠페인을 통해 더 굳건해진다.

그들의 노련함, 너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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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울프팩 2009.08.07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소피 마르소는 예전 80년대 학창 시절에 대단한 인기였는데, 지금도 아름답네요.

2009.06.30 16:28

신경숙의 리진

리진 1 - 10점
신경숙 지음/문학동네

신경숙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읽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신경숙은 역시 오정희, 김훈, 김영하 등 요즘 읽은 작가들보다 '얌전하다'는 둥 스타일을 평했지만, 점차 이야기에 빠져들자, 신경숙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만이 남았다. 

그의 장면 묘사 능력 덕분에 리진과 명성황후와 콜랭과 서씨, 강연 등 주요 등장인물들은 내 머리속에서 온전히 이미지화 되었다.

구한말, 재능있고 아름다워서 특별한 생을 산 여인의 이야기는 사뭇 로맨틱하고 또한 어쩔 수 없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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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9 09:28

고창 선운사 도솔암

어느 답답했던 봄날 우리는 떠났다

고즈넉함을 찾아 떠났지만
거기엔 체험학습 나온 혈기넘치는 일단의 남고생들이 있었고

다음날 출근을 걱정하는 우리가 있었다

선운사 입구에서 도솔암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아직 봄볕이 다 오지 못했던 곳

그 곳에서 우리는 기와 한장에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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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런 2009.04.20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산사에서 느끼는 생각들
    산을 내려오면 잊어버리게 된다는게 아쉽더군요^^

    활기찬 한주 시작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