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3 20:26

정명훈 막말 논란

국립오페라단 합창단이 설립 7년 만에 일방적으로 해체됐다고 한다.  모르고 지나치는 사이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들을 구명하기 위해 프랑스에서도 바스티유 오페라단,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등 서명운동에 참여한 단체들이 상당히 있나보다.

이 와중에, 이 구명운동원들이 프랑스 공연에 나섰던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정명훈을 만날 기회가 있었나본데, 여기서 문제가 커졌다.

이 운동원들의 서술에 의하면, 정명훈은 '합창단의 해체라는 별 것 아닌 문제를 가지고 철없이 구는' 사람들에게 매우 자극적인 훈계를 한 것 같다. 

국립오페리단 합창단의 해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제대로된 예산 책정도 없이 필요에 의해 단체를 만들고, 끝내 그 단체를 안정적인 자리에 올려놓지 못하고 임기를 핑계로 떠나버린 정책결정자들, 그리고 이제 또다른 필요에 의해 7년만에 단체를 해체한다는 결정을 내려버린 그 단체장들...  또 그 타령인 것이다. 

정명훈 해프닝의 진실을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악의적인 구설수에 오른건 스스로에게 분명 책임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말했길래 이런 오해(?)를 샀는지, 그 변명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은 합창단 하나 해체하는 것 쯤은 전 사회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식, 만들 때도 쉽게 만들고 없앨 때도 쉽게 없애는 그 대상이 직접 되어 보지 않고는 절대 역지사지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있다. 

만약 합창단 해체의 근거가 불가항력적이며, 합리적인 것이라면, 그걸 제대로 말하면 될 일이다.  자기들은 제대로 설명했는데, 듣는 사람들이 못 알아들었다면 그건, 의사결정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탓이 적어도 절반은 될 것이고,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의사결정자의 필수덕목 중 하나이므로, 이를 열심히 안 한다거나, 하다 만다거나 하는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다.  

음악가로 얘기하자면, 베토벤, 브람스, 리스트, 말러 등 위대한 음악가들 중 성격 모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들, 음악적으로는 위대했지만 그 예술성이 아니었다면 자칫 사회부적응자 취급받기 딱 좋은 모습이었다.  만약 강마에 같이 평소에도 괴팍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이런 구구절절한 얘기가 전혀 거리가 되지 않았을 거다.  어쩌면 겉으로는 괴팍하지만 진실성은 인정받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번, 우리 사회의 지겹도록 전형적인 구도, 즉, 사회적인 강자와 약자 간의 힘의 구도가 작용하는 과정에서 약자들의 행동은 블로그와 진보언론으로 확산되고, 강자들의 입장은 그들만의 써클에서 폐쇄적으로 합의되어, 약자들의 참견을 받을 새도 없이 결론지어져 버리는, 그리고 약자를 옹호하던 많은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밀려 이 사실을 곧 잊고 마는 이 진부한 스토리가 안타깝다.  

 

Trackback 4 Comment 1
  1. 낭만시인 2009.03.25 11:43 address edit & del reply

    문제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습니다.
    레디앙의 기사톤에 마녀사냥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주장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흐릴 뿐입니다.
    이번 일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정명훈이라는 사람이 막말을 했나 안했나가 아니라, 한국 지식인(또는 지도층?)들이 사회를 보는 시각이 이 정도라는 걸 인식하는 겁니다, 쓰라리지만 인정해야 할 현실인거죠.